초고속 사업 확장에 견제 본격화…3천억 규모 상생 기금 조성
김범수 소유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기업 전환… 재직 중인 부인과 자녀 등 가족 모두 퇴사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고객 대상 꽃 배달 철수·택시 웃돈 호출 폐지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최근 전방위 압박을 받는 카카오[035720]가 소상공인·협력사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모빌리티 일부 사업을 조정하는 등 상생 방안을 내놓았다.
카카오는 13~14일 주요 계열사 대표 전체 회의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먼저 플랫폼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파트너들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공동체 차원에서 5년간 상생 기금 3천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소유하고 가족이 경영하는 투자전문업체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인재 양성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회사에 재직 중인 김 의장의 부인과 자녀 등 가족은 모두 퇴사하기로 했다. 김 의장이 올 초 가족에 지분을 증여하던 당시 두 자녀가 케이큐브홀딩스에 재직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승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도 했다.
카카오는 IT혁신과 이용자들의 후생을 더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면서 '골목 상권 논란' 사업은 계열사 정리 및 철수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먼저 나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 고객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를 철수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에 미칠 사업적 영향을 고려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축소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속해서 마찰을 빚어온 택시업계를 달래는 방안도 내놓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돈을 더 내면 카카오 택시가 빨리 잡히는 기능인 '스마트호출'을 폐지하기로 했다. 가입 기사에게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 '프로멤버십' 가격은 9만9천원에서 3만9천원으로 낮춘다.
서울에 이어 지역별로도 '가맹 택시 상생 협의회(가칭)'를 구성해 전국 법인 및 개인 가맹택시 사업자들과 건강한 가맹 사업 구조 확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는 고정 20%에서 수급 상황에 따라 0~20% 변동을 추진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는 대리운전사업자들과의 논의 채널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상생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사 차원의 상생 기금에 참여해 대리운전·택시를 포함해 플랫폼에 참여하는 다양한 공급자·종사자의 복지를 증진하는 방안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자율주행과 이동 서비스 혁신, B2B 분야의 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비즈니스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라며 "신사업 진출 시에는 IT 혁신과 이용자 후생을 더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ljungber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