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수신 경쟁…케이뱅크 11조원대로 '쑥'

입력 2021-09-15 06:23  

인터넷은행 수신 경쟁…케이뱅크 11조원대로 '쑥'
카뱅은 27조원대…토스뱅크 '조건없는 2% 금리 통장'에 경쟁 가열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내달 초 정식 출범을 앞둔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사전 고객 신청을 받으며 수신 확보에 시동을 건 가운데, 1·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323410]도 수신 규모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케이뱅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직후 발 빠른 예금 금리 인상 조치 등에 힘입어 하락세를 보였던 수신 규모가 지난달 반등하며 다시 11조원대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수신 규모는 지난 7월 말 기준 10조6천200억원으로 전월보다 다소 줄었으나, 8월 말에는 11조4천500억원으로 한달 간 8천300억원이 늘어났다.
지난달 케이뱅크의 수신고 증가는 선제적인 예금 금리 인상과 수신 상품 '플러스박스'의 한도 증액 등이 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틀 만에 시중은행에서 가장 먼저 예금 상품 금리를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4%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하루만 맡겨도 연 0.5% 이자를 지급하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를 지난 4월 용도에 따라 최대 10개까지 쪼개 쓸 수 있게 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한도를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늘리면서 수신고 증가로 이어졌다. '플러스박스'는 단기간에도 수익성을 최대화할 수 있어 투자 대기자금처럼 잠시 돈을 맡기면서도 수익을 얻고자 하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케이뱅크는 설명했다.
이같은 수신상품 개편 등의 영향으로 케이뱅크의 8월 말 기준 고객 수는 645만명으로 한달 새 17만명이 늘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426만명이나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도 다른 시중은행보다 경쟁력 있는 수신 금리를 앞세워 지난달 수신고를 6천억원 가까이 늘렸다.
카카오뱅크의 8월말 기준 수신 규모는 27조7천586억원으로 한 달 새 5천810억원이 늘었다. 한 달 새 고객 수는 25만명 증가해 1천717만명이 됐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9일부터 예·적금 기본금리를 다른 은행보다 증가폭을 키워 0.3∼0.4%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2%에서 1.5%로 올려 현재 시중은행 중에서 최고 수준이 됐다. 자유적금 금리는 연 1.3%에서 1.6%로 올렸으며, 자동이체 신청 시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26주 적금'은 기본금리 0.4%포인트 인상에 우대금리를 합쳐 최대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통장 여유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세이프박스'의 기본금리는 연 0.8%로 상향했다. 하루만 맡겨도 연 0.8%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으로, 10월 중 최대한도를 1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음달 5일 토스뱅크가 정식 출범하면 인터넷은행 3사의 수신고 확대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는 최근 정식 오픈 전 사전신청을 개시하면서 첫 상품으로 '아무 조건 없이 하루만 맡겨도 연 2%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을 선보여 사흘 만에 5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예금, 적금, 수시입출금 통장 등의 구분을 없애고 이를 하나로 합쳤으며, 가입 기간이 자유로운 것은 물론이고 예치 금액에도 한도가 없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의 금리가 케이뱅크는 0.5%, 카카오뱅크는 0.8%인 데 비해 크게 높고, 예치 금액에 한도도 없어서 당장 다른 인터넷은행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수신이 늘어나면 대출을 내줄 수 있는 자원 자체가 늘어나는 만큼, 토스뱅크가 그런 점에서 파격적인 금리를 내건 수신 상품을 내놓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며 "토스뱅크 등장으로 인터넷은행들 간의 경쟁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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