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로 공급 속도↑"

입력 2021-09-15 13:46  

건설업계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로 공급 속도↑"
"분양가 규제 개선해야 공급 늘어…산정에 인근 시세 적극 반영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홍국기 기자 = 주택건설업계는 15일 정부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내놓자 "업계의 건의가 상당 부분 수용됐다"며 환영했다.
다만, 분양가 관련 규제 개선안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겠다면서 정부가 업계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피스텔의 바닥난방을 전용면적 120㎡까지 확대하고 도시형생활주택을 좀 더 넓게 지을 수 있도록 건축기준을 완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아파트 공급 속도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지난 9일 민간 건설사·협회 등 대표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업계가 건의한 내용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관이 간담회에서 업계 건의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했지만, 립서비스나 의례적으로 하는 말로 치부한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빨리 제도 개선안이 나와서 놀랐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대책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허용 전용면적을 현재 85㎡에서 120㎡로 확대해 30평대 중형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교해 전용 면적이 적어 85㎡도 3~4인 가구가 쾌적하게 생활하기 어려운데, 바닥난방 면적을 아파트 전용면적 85㎡ 수준인 120㎡ 이하까지 대폭 확대해 3~4인 가구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주택건설업계는 이를 두고 도심 주택 공급에 숨통을 틔워 줄 묘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급자 입장에서 120㎡ 오피스텔이면 34평 아파트 수준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한 단지에 25평형, 34평형 등 평형 혼합이 가능하고, 인기가 높은 4베이 판상형 평면 등 다양한 평면을 뽑아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오피스텔이 도심에 지어져 직장·주거 근접성은 좋지만, 면적이 작은 게 흠이었다. 이번 대책이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돼 아파트 수요 일부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구체적인 사업성은 따져봐야겠지만, 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주택도시기금 대출 한도를 40% 늘려주고 대출금리를 1%포인트 낮춰주는 것도 업체에는 적지 않은 유인"이라며 "사업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아파트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허가 통합심의를 원칙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주요 건설사 한 관계자는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실제로 정부 설명대로 현재 9개월 걸리는 심의 기간이 2~3개월로 단축되는 것으로 나온다. 실질적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제도 개선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분양가 관련 제도 개선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달 말과 다음 달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것을 두고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고분양가 관리 제도와 관련해 정부는 단지 규모 및 브랜드 등이 유사한 인근 사업장 시세를 반영하고 세부 심사기준을 공개하는 등 방향으로 제도 개선안을 만들어 이달 안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또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해선 분양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심의 기준을 구체화하는 심사 기준을 마련해 다음달까지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주택업계 관계자는 "올해 2월에도 정부가 분양가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해서 업계가 잔뜩 기대했지만, 결과는 '개악'이었다"면서 "이번에도 기대는 되지만, 정부가 어떤 내용을 개선이라고 들고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일단 경계했다.


앞서 김대철 한국주택협회장은 9일 간담회에서 노 장관에게 "현행 고분양가 관리제도의 인근 시세 기준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책정되도록 설계돼 있어 사업자들이 부지 확보와 설계, 사업자금 조달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도 분양을 연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오늘 발표가 긍정적인 내용이 많지만, 분양가와 관련해선 업계가 계속 요구했던 부분이 안 담겼다"며 "주변 시세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 임원은 "정부 정책의 큰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식으로 구체화할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현재 사업자·조합 입장에서 자의적 평가라고 느껴지는 지자체 분양가상한제 심의위의 심의 기준이 구체화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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