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 회복 시험대…방콕, 백신접종완료 70% 겨냥 15일로 2주 연기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정부가 내달부터 방콕 등 5개 주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재개방하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예정대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재개방을 한 푸껫 등 기존의 섬 지역들과 규모나 파급 효과 면에서 비교되지 않기 때문이다.
1년 반 계속된 코로나 사태로 고사 직전인 태국 관광산업의 회복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야심찬 계획이지만, "너무 이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전날 정부 코로나19상황관리센터(CCSA) 회의를 주재하면서 내달 많은 관광객이 태국을 찾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태국 정부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를 맞아 내달 1일 방콕을 비롯해 촌부리, 펫차부리, 쁘라추업키리칸 그리고 치앙마이주(州) 등 유명 관광지 5개 주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외국인 관광객을 받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따위신 위사누요틴 CCSA 대변인도 회의 뒤 이 5개 주가 내달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문을 열 것이라며 기존 방침을 확인했다.
그러나 시리랏 병원 의학부장인 쁘라싯 와따나빠 박사는 태국의 낮은 백신 접종률을 고려할 때 완전히 재개방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쁘라싯 박사는 백신 접종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7월부터 무격리 입국을 시행 중인 푸껫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도 여전히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이를 퍼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껫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200명 이상씩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은 현지 주민 및 이주 노동자들이다.
쁘라싯 박사는 "인구의 38%만이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접종했고, 백신을 두 차례 모두 맞은 이는 18%에 불과한 데도 정부가 10월 1일 재개방할 때 코로나19 격리를 해제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국이 정말로 준비가 됐음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도록 한 달을 더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내달 1일부터 재개방 예정이었던 방콕은 시기를 2주 늦추기로 했다.
피팟 랏차낏쁘라깐 관광부장관과 아스윈 콴무앙 방콕시장은 전날 논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때쯤이면 방콕 시민들 70%가량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방콕 시민 37%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나머지 중 33%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후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피팟 장관은 애초 방콕 시내 21개 지역을 골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재개방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아스윈 시장이 관광객들이 불편할 수 있으니 차라리 방콕 전역이 재개방에 참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피팟 장관은 "관광객들은 다른 주로 이동하기 전에 대부분 방콕을 첫 목적지로 삼는 만큼, 방콕을 통한 무격리 입국은 전 국가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광객들은 일주일간 방콕에 머문 뒤 이후 재개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다른 8개 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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