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에 일본서 '적기지 공격력 보유' 목소리 커져

입력 2021-09-16 10:37   수정 2021-09-16 16:54

北 미사일 발사에 일본서 '적기지 공격력 보유' 목소리 커져
차기 총리 도전자 "유력한 선택지"…방위상 "미사일 방공 강화 추진"
논의 급물살 가능성…일본 '방어용' 주장하지만 '선제공격' 논란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반복 발사한 것을 계기로 일본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다시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16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오쓰카 다쿠(大塚拓) 집권 자민당 국방부회장은 전날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후 열린 국방부회 회의에서 "적 기지 공격 등의 능력 보유는 피하기 어려운 선택지"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보수·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호재로 삼아 주장을 강화하는 셈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미사일 대응은 정책 이슈로도 부상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은 일본에 대한 미사일 파상 공격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하고서 "제2차 공격 대비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유력한 선택지"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위한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또 다른 주자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 담당상은 억지력 증강을 정책 목표로 내걸었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우리나라 전 영토를 방호할 종합 미사일 방공 능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15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탄도 미사일 발사 기지 등 적국의 기지나 군사 거점을 폭격기나 순항 크루즈 미사일 등으로 공격해 파괴하는 능력이며 적이 일본을 공격하기 직전에 기지를 타격해 무력화하는 등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논의된다.
일본 정치권은 적 기지 공격 능력이 일본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이와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적이 일본을 공격할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이나 적 기지를 타격하는 시점 등에 따라서는 선제공격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이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하고 이를 북한을 상대로 행사하면 한반도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퇴임 직전인 작년 9월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비롯한 새로운 미사일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나 뒤를 이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은 관련 논의를 사실상 보류한 상태다.
이달 29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나 북한의 동향에 따라서는 일본 정치권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에 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이달 11일과 12일 약 1천500㎞를 날아가는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13일 발표했다.
15일에는 동해를 향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이 한국 국방부 등에 의해 탐지됐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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