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미만 병사로 전국 통치 곤란…저항세력 경고 의미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잡은 탈레반이 과거 맞서 싸웠던 정부군까지 포함해 '정규군' 창설을 추진한다.
16일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카리 파시후딘 탈레반 군사령관은 전날 인터뷰에서 "국가를 쉽게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정규군이 있어야 한다"며 "이전 정부의 군인들도 새로운 군대를 위해 채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탈레반은 모든 대내외 위협에 맞설 것"이라며 "훈련된, 전문적인 인재들이 새로운 군대에 합류해야 한다. 정규군이 가까운 미래에 창설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군사령관의 이러한 발언은 탈레반 재집권 후 치안 불안과 내전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10만명도 안되는 탈레반 병사로 아프간 전국을 통치하는 것은 크나큰 과제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순식간에 전국을 점령했더라도, 주요 도시를 통치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상당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국의 사법·보안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아프간 곳곳이 무법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파시후딘 사령관의 정규군 창설 발언은 판지시르의 저항군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 등 저항 세력에 대한 경고 의미도 담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살레 부통령과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는 고(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는 판지시르에서 NRF를 조직하고 탈레반과 맞섰다.
이달 6일 탈레반이 판지시르 주도 바자라크를 장학하고 '아프간내 전쟁 종식'을 선언했으나 저항군은 계곡의 지형적 특색을 활용해 게릴라전으로 전환한 상태다.
파시후딘 사령관은 "(탈레반이 정권을 빼앗긴) 지난 20년간 이익을 향유한 저항 세력을 진압할 것"이라며 "아프간의 민주주의를 옹호하거나 탈레반에 반대한 자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프간 정부군 전직 군인들은 아직 탈레반으로부터 정규군 입대 제안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직 장교 샤코룰라 술타니는 "탈레반은 30만명 (전직) 군인들의 운명에 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전 군인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모든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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