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모토로라·HTC에 샤오미까지 삼성 '아성'에 도전장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LG전자[066570]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중저가폰을 앞세운 외산업체들이 국내시장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5G 서비스의 본격적인 대중화에 맞춰 삼성전자의 안방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21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과 모토로라, HTC 등 외산 스마트폰 업체들이 국내 시장 재진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구글은 2015년 넥서스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모토로라와 HTC도 2012~2013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모토로라는 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모토 G50' 모델의 전파 인증도 획득했다.
다음 달 말 픽셀6 공개를 앞둔 구글은 국내에서 스마트폰 사업 관련 인력을 채용 중으로, 픽셀6의 국내 정식 출시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HTC도 스마트폰 영업과 사업 개발을 담당할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100만원 미만의 중저가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모토 G50은 해외에서 약 30만원에 팔리고 있고, 구글의 지난해 모델 픽셀5는 출고가가 약 80만원이었다. HTC 역시 5G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샤오미도 꾸준히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3월 '레드미 노트10'에 이어 최근에는 이 모델의 5G 버전까지 30만원대로 선보였다.
이런 움직임은 무엇보다 LG전자의 빈자리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시장 점유율 10% 수준인 LG전자가 철수하면서 생긴 공백은 약 1조3천억원에 달한다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추산했다.
외산업체로선 삼성과 애플이 양분한 플래그십 시장에선 역부족일 수 있어도, 중저가 시장에서 LG전자가 차지해온 영역을 공략한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5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대중화하고 알뜰폰과 자급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는 등 시장의 변화도 중저가 외산폰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중저가 라인업 갤럭시A를 앞세운 삼성의 아성은 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외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저조한 점도 걸림돌이다. 올해 6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 이상(54%)이 향후 구매 의향이 있는 브랜드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의 출시가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외산 브랜드가 스마트폰 성능과 가격을 다변화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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