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K배터리 삼국지'…설비투자 경쟁 확대

입력 2021-09-20 06:01  

치열해진 'K배터리 삼국지'…설비투자 경쟁 확대
내달 출범 SK배터리 증설 투자 예고…LG엔솔·삼성SDI도 미국 투자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사업 분사가 확정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협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 투자를 단행하며 서로를 추격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는 내달 1일부로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을 의결했다.


업계에서는 SK배터리 신설법인이 LG화학[051910]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기업공개(IPO)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규모 시설 투자 자금을 외부에서 수혈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는 등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최근 'GM 볼트 리콜' 사태 등으로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시장에서 적절한 가치를 인정받는 시점에 상장할 예정이며, 최소한 내후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삼성SDI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증설 투자에도 앞다퉈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결정한 임시 주총에서 향후 시설 투자 계획을 확대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현재 누적 수주량이 1테라와트를 넘어선 상황이며 생산설비 증설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 200GWh 플러스알파를 말했는데, 좀 더 늘려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 200GWh 이상,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5월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에스케이'를 설립해 안정적인 수주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시설 투자와 물량 수주로 올해 1∼7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삼성SDI를 제치고 글로벌 5위로 올라섰다.


세계 2위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GM 볼트 리콜' 사태로 부침을 겪고 있지만, 완성차 기업들과 끈끈한 협업을 바탕으로 빠르게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현대차와 합작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은 지난 15일 착공에 들어갔다.
또한 미국 1위 완성차 업체 GM과 합작해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GWh 규모의 합작 1·2공장을 짓고 있고, 이와 별도로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독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아직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합작사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세계 4위 자동차회사 스텔란티스와 합작사 설립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미국 진출 계획을 공식화했는데, 조만간 미국 내 생산시설 신규투자 계획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삼성SDI는 미국 일리노이주 등 현지에서 복수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배터리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완성차 합작 전략과 안전성·주행거리·충전속도 등 배터리 기술력, 배터리 원재료 확보 역량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전기차 배터리 탑재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24.2%, SK이노베이션 5.4%, 삼성SDI 5.1% 등이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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