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올여름 대형 산불로 홍역을 치른 남유럽 국가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지중해를 낀 유럽연합(EU) 9개 회원국은 17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EUMED 9' 정상회의를 한 뒤 이러한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AP·AFP 통신 등이 전했다.
정상회의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등이 참석했다.
포르투갈, 몰타, 키프로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정상이나 외교장관 등 고위급 인사도 참석했다. 원래는 지중해 7개국 정상회의(Med-7) 형식이었으나 올해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추가됐다.
이들은 기후 변화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가와 지역 차원의 야심적인 액션 플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설정된 목표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리협약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억제하고, 나아가 1.5도를 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의 국제사회 합의안이다.
회의에 참석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의 결과에 대해 "우리는 모두 기후 변화가 지중해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목도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나온 매우 올바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지난 7∼8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속에 빈발한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봤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이러한 산불의 환경적 토대가 된 것으로 분석한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회의에서 "올여름 발생한 재앙적인 산불은 우리가 배운 최고의 교훈이었다. 더는 시간이 없다"며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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