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30억 랜드 규모(약 2천405억원)의 보건물자 조달 비리가 적발됐지만, 이에 연루된 관리 63명은 아직 징계를 받지 않은것으로 확인됐다.
18일(현지시간) 주간지 메일앤가디언 최신호에 따르면 코로나19 조달비리를 조사하는 특별수사대(SIU)는 관할 중앙지방정부부처에 127명의 관리에 대한 비위 혐의를 통보했으나 그중 절반 가까이 여전히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SIU 수장인 앤디 모티비 변호사는 이들 부패혐의 관리에 대한 더딘 징계 절차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SIU가 비리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한 127명의 관리 가운데 선임 관리는 60% 정도로 이들은 조달 규제를 대놓고 무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SIU 보고서는 "주 정부 내 권위 있는 사람들은 국가 비상사태 선포로 인해 모든 조달 과정을 자동적으로 긴급하게만 하고 어떤 정상적 공공 조달 규정도 준수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생각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남아공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그러나 개인보호장구(PPE) 등을 둘러싼 조달 비리가 심각해지자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그로부터 4개월 이내에 SIU를 발족시켰다.
SIU 보고서는 많은 주 정부 관리들이 '거수기'처럼 덮어놓고 선임 관리들의 불법적 지시를 따랐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에 보고된 SIU 보고서에 따르면 비리 혐의 관리 징계에 매우 소극적인 곳은 수도 프리토리아가 있는 하우텡주 츠와네 시다. 츠와네 시청은 지난해 12월 징계 권고를 받았음에도 중간급 관리자 2명에 대해 아직 조치하지 않았다.
이들은 시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셸터(보호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1억2천만 랜드(96억원) 규모의 조달 비리와 PPE 구매 비리 등에 연루됐다.
또 이스턴케이프주는 1천만 랜드 이상 규모의 소위 '앰뷸런스 스쿠터' 조달과 관련해 제대로 된 입찰 과정도 거치지 않은 주지사 특별 자문에 대해 지난 2월 징계 권고를 받았음에도 아직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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