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승급 심사도 축소…국제선 여객 2019년 대비 97% 감소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경영난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보유 항공기 수가 2019년보다 42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항공사별 항공기 현황에 따르면 국내 10개 항공사의 보유 항공기 수는 2019년 414대에서 올해 372대로 감소했다.
코로나 위기 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항공[003490]은 2019년 170대에서 올해 159대로 11대나 줄었고, 아시아나항공[020560]은 86대에서 83대로 감소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제주항공[089590]이 45대에서 42대, 진에어[272450]가 26대에서 23대, 에어부산[298690]이 26대에서 25대, 티웨이항공[091810]이 28대에서 27대로 각각 줄었다. 경영난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19대나 줄었다.
항공사들은 리스 계약을 체결한 항공기를 반납하고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항공기 수를 줄이고 있다.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기 유지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다만, 장기 리스 계약을 체결한 경우가 많아 당장 운항을 하지 않더라도 위약금까지 지급해 리스 계약을 종료하지는 못하고 있다.
조종사 운항자격심사 중 부기장이 기장으로 승급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기장 초기' 심사도 2019년과 비교하면 대폭 감소했다.
2019년 기장 초기 심사는 524건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95건에 불과했다. 다만, 기존 기장을 대상으로 매년 필수적으로 시행하는 '기장 정기' 심사는 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행됐다.
보유 항공기 수와 기장 승급 심사 건수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선 운항 중단의 여파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8월 국내 항공사는 국제선 총 23만7천편을 운항했고, 탑승객(유임 기준)은 3천729만8천명에 달했다. 올해 1~8월에는 4만6천편 운항, 탑승객 86만3천명으로 각각 80%, 97%가 감소했다.
국제선 탑승객 수는 올해 5월 10만5천명, 6월 11만7천명, 7월 13만5천명, 8월 14만5천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국내선은 올해 1~8월 13만7천편에 2천110만7천명으로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2019년 1~8월에는 운항 13만편에 탑승객 2천175만3천명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국내선 여객 수는 지난 6월 올해 최고 수치인 311만5천명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270만2천명까지 감소했다.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인력 감축을 하고 있지 않지만, 항공기 수 축소가 향후 구조조정이나 신규 채용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상혁 의원은 "항공사별로 기체 처분이 늘어나며 필요인력이 줄었다"며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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