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전국 아파트값 10.19% 올라…작년 상승률 7.57% '추월'
서울 '재건축'·경인 'GTX라인' 단지가 집값 상승 견인
"내집마련 수요·전세난 변수…금리인상·사전청약도 역부족"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올해 집값이 작년 수준을 넘어 매섭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집값이 오를 만큼 올라 이제 상승 여력이 다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동안 덜 오른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고, 계속되는 전세난이 집값을 더 밀어 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만성적인 매물 부족으로 계속되는 전세난은 쉽게 진정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값은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10.19% 상승해 이미 작년 1년치 상승분(7.57%)을 훌쩍 뛰어넘었다.
8월까지 상승률만 놓고 봐도 2000년 이후 집값이 가장 크게 올랐던 2006년(13.92%) 수준에 벌써 다가섰다.
추석 이후에도 이 같은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는 2006년을 넘어 부동산원이 연간 상승률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집값 상승세는 수도권이 견인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1∼8월) 13.11% 올라 벌써 작년(9.08%)의 1.4배 수준 상승했다.
수도권에선 인천이 17.93%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경기가 16.72% 올라 인천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 서울은 5.29% 오르며 작년(1∼12월) 상승률 3.01%의 1.8배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0.66%→0.94%→1.12%→1.71%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가 2·4 주택 공급대책 등의 영향으로 3월 1.40%, 4월 1.33%. 5월 1.21%로 3개월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그러나 6월 1.53%로 반등한 데 이어 7월(1.64%)과 지난달(1.79%)에도 상승 폭이 커지며 2008년 4월(2.14%)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남·북 주요 재건축 단지와 중저가 단지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경기와 인천은 서울과 인접한 광역급행철도(GTX) 라인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단지 위주로 오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말 의왕·군포·안산 경계지와 화성 진안·봉담 등에 신규택지를 조성 계획을 밝힌 직후부터는 일대 아파트값이 들썩이며 수도권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에는 이제 집값이 오를 만큼 올라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있지만,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서울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으며 경기·인천 지역 중저가 단지의 가격 상승도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작년 8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시장에 전세 유통 물량 부족으로 인해 지속되는 전세난이 추석 이후에도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추석 이후 집값은 전세에 물어봐야 한다"며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코로나19 대유행 전보다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이고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작은 집이라도 장만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탈서울 내 집 마련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돈줄을 죄고 있지만, 아직은 금리 인상 폭도 작고. 전세 등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수급 상황이 집값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석 이후 입주·분양 물량 모두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치 않고, 정부가 나름대로 고민해 내놓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은 5년 뒤에야 입주할 수 있는 물량이어서 당장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급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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