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독특한 상황에 근거한 것…문 열어놓는 게 아닌 좁은 활용 사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이 영국, 호주와 새로운 3자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발족하면서 호주에 핵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 등 다른 나라에는 관련 기술을 지원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호주의 독특한 위상을 그 이유로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0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한국 같은 나라는 왜 호주와 같은 자격을 얻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것(핵잠수함 기술지원)을 다른 나라로 확대할 의도가 없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이것은 호주에 대한 것이고, 호주 사례와 관련한 독특한 상황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인 한국에 대해서는 핵잠수함 기술 이전을 당장에는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당국자는 "호주는 모범적인 세계 비확산 국가이며, 매우 높은 기준을 갖고 있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대한 약속을 입증해 온 역사가 있다"며 이는 단지 말로만이 아니라 수십 년간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가 고농축우라늄(HEU) 관리와 안전보장 장치에 대한 가장 높은 기준을 갖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이것은 문을 열어놓은 광범위한 선례가 아니라 고유한 상황 조합과 관련한 매우 좁은 활용 사례"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다른 미 고위 관계자 역시 지난 15일 호주에 대한 핵잠수함 지원 사실을 처음 밝힌 자리에서 "솔직히 말해 이는 많은 측면에서 우리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 이것이 앞으로 다른 상황에서 착수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며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은 그간 핵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거론하며 미국에 기술 이전을 타진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핵잠수함은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가 됐고 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7월에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차장은 작년 10월 방미 때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보였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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