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떨어지고 실내활동 많아져…변이 바이러스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접종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코로나19와 다시 함께 하는 겨울은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인 유럽이 몇달 후 찾아올 겨울에 강력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리버풀의 감염병 전문의 톰 윙필드는 "아마 다가올 겨울은 그것(코로나19)이 장기화하느냐를 보여줄 진정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이번 겨울은 약간 더 가혹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럽 내 코로나19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전망이다.
잉글랜드 의료 부책임자인 조너선 반-탐 교수도 독감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영국이 힘든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겨울은 기온이 내려가고 건조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전파하기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겨울철에 사람들이 실내활동을 많이 한다는 점도 코로나19의 유행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확대를 막으려고 대규모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했지만, 자칫 이런 노력이 퇴색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올해 초보다 크게 줄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데이터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를 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지난 일주일간 유럽연합(EU)에 속한 27개 회원국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총 사망자는 약 525명이다.
영국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사망자는 약 140명이다.
올해 1월 EU에서 하루에 보고된 코로나19 사망자가 3천500명이나 되고 영국도 그 수가 1천200명 안팎으로 집계됐던 것과 비교하면 인명피해가 크게 줄었다.
또 하루에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EU가 1.2명, 영국이 2.1명으로 미국(6.1명)보다 훨씬 적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EU 전체 회원국에서 백신 접종자 비율은 61%로 미국(55%)보다 높다.
포르투갈 인구의 82%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고 덴마크와 스페인도 75%가 넘는 인구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이 밖에 프랑스(67%), 독일(63%), 이탈리아(66%) 등의 국가도 60%를 넘겼다.
영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가 66%다.
그리스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면역 취약층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추가 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는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올해 겨울 유럽 내 코로나19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
또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격퇴하기 전까지는 유럽에서 코로나19를 종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고 WSJ이 전했다.
코펜하겐대 국제환경보건대 교수인 플레밍 콘라드센은 세계는 백신으로 코로나19 면역을 갖춘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나뉘었다며 "이번 겨울에 상황이 훨씬 냉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백신 보급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변이가 계속 등장하면서 유럽이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