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많은 곳서 보이콧 직면, 성공률·수익성 낮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프로젝트가 중국에 이미 애물단지가 돼버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큰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중국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가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진단이다.
23일 홍콩 명보는 '중국이 해외 석탄발전 건설 중단을 선언한 이유'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의 해외 석탄 화력발전소 투자 프로젝트가 이미 중국에 '계륵'(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것)이 돼버렸다고 전했다.
명보는 "최근 몇년간 중국의 해외 석탄발전 프로젝트 투자는 성공률과 수익성이 낮다"며 "환경보호 측면에서 많은 곳에서 보이콧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주석의 선언이 미중 간 게임의 일환인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참여는 이미 수년전부터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문은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의 보고서를 인용, 2017년부터 중국이 참여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중 취소되거나 건설이 연기된 프로젝트가 건설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4.5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청정 에너지 및 저탄소 에너지 개발을 돕겠다며 해외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신규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명보는 "이는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중국을 두 차례 방문한 목적 중 하나"라며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 '올리브 가지'(화해의 행위) 내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세계 1위의 석탄 생산국이자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의 최대 투자자이다. 전력의 약 60%를 석탄에서 얻는 중국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석탄 발전소를 계속 건설해왔다.
케리 특사는 지난 2일 방중 기간 중국의 석탄 발전소 건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글로벌 노력을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의 신규 석탄 발전소와 중국 기업들이 다른 나라에서 짓는 석탄 발전소가 지구 기온 상승을 막으려는 노력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명보는 "중국은 그간 해외 석탄발전소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저개발 국가들의 강력한 수요로 지어졌기에 이를 일률적으로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진짜 의심하는 것은 미국이 기후 이슈를 무기화해 일대일로를 방해하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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