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강아지 걱정돼 주민들 구조 나서
폭죽 소리에 놀란 원숭이 강아지 떨어뜨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말레이시아의 생후 2주된 강아지가 야생 원숭이한테 납치돼 나무 위로 끌려갔으나 사흘 만에 무사히 구조돼 새로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23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말레이시아에서 어린 강아지 사루가 원숭이한테 납치된 후 주민들의 구조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사루는 당시 포대에 싸여진 채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영상을 보면 원숭이는 길바닥에서 오른 팔로 사루를 안고 전신주 꼭대기로 올라갔고, 이후 전선 위를 아슬아슬하게 옮겨다니거나 근처 나무 위로 이동해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목격자는 "원숭이가 강아지를 품에 안고 있었으며 해치려는 것 같지 않았다"며 "(원숭이가) 강아지를 친구나 아기처럼 대하는 것 같았다. 강아지도 지쳐보이긴 했지만 편안히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사흘간 이어지며 강아지는 굶주림에 기력을 잃어가는 모습이었고, 이에 주민들이 사루의 구출에 나서게 됐다.
처음에는 원숭이가 숲속으로 달아나거나 나무 높은 곳으로 올라가 구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원숭이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다시 사람들 사는 근처로 나온 덕에 구조 활동이 다시 이어졌다.
주민들은 나무 위의 원숭이를 향해 작은 돌을 던지거나 폭죽을 터뜨렸다.
폭죽 소리에 놀란 원숭이는 나무 아래 덤불 속으로 사루를 떨어뜨렸고, 주민들은 구출에 성공했다.
다행히 사루에게 특별한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사루는 새 가정에 입양돼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는 매년 원숭이 관련 민원이 평균 3천8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나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간식을 주던 관광객이 줄면서 원숭이들이 먹이를 찾아 가정집을 습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kite@yna.co.kr
품에 안고 애지중지…원숭이에 끌려간 강아지 사흘만에 구출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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