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는 국경에 관용차 수백대 동원해 저지선 구축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근처에서 이민자들을 수용할 구금센터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관타나모 해군기지와 가까운 곳에서 구금센터를 운영할 민간 사업자를 구하고 있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ICE는 지난 17일 미 연방정부의 조달 관련 웹사이트에 이 관타나모 구금센터 운영업체를 구하기 위한 광고를 올렸다.
관타나모 구금센터는 1991년 망명을 추구하는 쿠바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후 구금센터는 쿠바인이나 아이티인 이민자들을 수용했고 미국 오바마 행정부 들어 수용 인원이 서서히 줄다가 2017년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가디언은 구금센터에 그동안 수용됐던 아이티인이 약 3만4천명이고 비슷한 수의 쿠바인도 이곳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이 구금센터를 다시 열려는 것은 남부 국경에서 이민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2주 동안 미국에서 살기 위해 미-멕시코 국경의 리오그란데강을 넘은 사람이 1만4천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아이티인이고 여성과 어린이 수천명을 포함한다.
카리브해의 빈국 아이티에서는 지난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피살에 따른 정치적 혼란과 8월 강진 피해 등의 여파로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이 늘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 정부는 국경 지역에서 이민자 차단을 강화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최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리오그란데강을 따라 관용차들을 일렬로 세워 장벽을 만들었다.
차들이 세운 장벽의 길이는 수 마일이나 된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2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장벽에 대해 "텍사스 공공안전부의 차량 수백 대가 철벽을 만들었다"며 "우리는 국경 통제권을 효과적으로 되찾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중단했다.
애벗 주지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 지역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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