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프랑스 상원의원 일부가 다음 달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측이 '프랑스의 이익'을 거론하며 경고하고 나섰다.
24일 대만중앙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 '대만 교류연구 소조'의 알랭 리샤르 회장을 비롯한 부회장·총무 등 다수 의원이 다음 달 4~11일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프랑스 매체가 최근 보도했다.
리샤르 의원은 1997~2002년 프랑스 국방장관을 지냈고 2015년과 2018년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대만에 우호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만 외교부는 지난 20일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방문 일자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방문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반면 프랑스주재 중국대사관은 23일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 일부"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명목의 방문이든 대만당국과 공식 접촉하는 것은 프랑스가 시행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심각히 위반하는 것으로, 대만독립 분열세력에 이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핵심이익을 해치고 중국과 프랑스 관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프랑스의 명예와 이익을 해칠 것"이라면서 "관련 인사가 심사숙고해 실행하고 대만 방문 결정을 재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리샤르 의원 등은 앞서 지난 2월에도 대만 방문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루사예(盧沙野)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가 '깊은 우려'를 표했지만, 프랑스 외교부는 "의회가 방문계획 및 연락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고 리샤르 의원 역시 대만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리샤르 의원은 지난 3월 대만중앙통신 인터뷰에서 방문 목적에 대해 대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살펴보고 프랑스와 대만 간 지역·세계 차원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만은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과 각을 세우는 한편 미국과 밀착하고 있으며, 지난 6월 미국 상원의원단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중국은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미국·호주·영국이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맺으며 미국·영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함에 따라 호주·프랑스간 560억 유로(77조 원) 규모 디젤 잠수함 계약이 파기되면서 미국·프랑스 관계가 악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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