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APN5 펩타이드, 아디포넥틴 수용체와 선택적 결합을 통해 모발 성장 유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모발의 성장을 촉진하고 탈모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와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형호 교수 연구팀은 아디포넥틴(adiponectin)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모발 성장을 촉진하고 탈모 증상 억제 효과를 보이는 펩타이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아디포넥틴은 주로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체내 단백질의 일종이다. 이 단백질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체내에서 비만, 당뇨병, 동맥경화 등을 방지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체내 아디포넥틴 부족이 남성형 탈모의 중증도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이 단백질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부위를 찾아냈다.
이후 해당 부위의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해 아디포넥틴과 동일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개발하고 'APN5'로 명명했다.
이 펩타이드를 인간의 모낭 세포와 실험용 쥐에 처리한 결과, 모낭 세포 및 생체의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APN5 펩타이드 0.007%를 쥐에 도포할 경우 이미 널리 쓰이는 발모제 '미녹시딜 3%'와 비슷한 모발 성장 촉진 효과를 보였다. 농도 측면에서 보면 APN5 펩타이드가 미녹시딜보다 우수한 효과를 내는 셈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APN5 펩타이드를 활용해 탈모증을 치료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인 '엠보 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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