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매체 도착 전 과정 생중계…웨이보 인기 화제 도배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국기를 연상시키는 빨간 드레스를 입고 비행기에서 내린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華爲) 부회장이 빨간 장미꽃다발을 받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가슴에는 붉은색 국기 휘장을 달았다.
"제가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조국이여, 제가 돌아왔습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이어 "오성홍기(중국 국기)가 있는 곳에는 신념의 등대가 있다. 신념에도 색깔이 있다면 분명 중국홍(中國紅·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의 석방을 놓고 중국에서 애국주의 물결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멍완저우는 25일 오후 9시 50분께 중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 편으로 화웨이 본사가 있는 선전에 도착했다.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된 지 2년 9개월 만이다.
중국중앙방송(CCTV)과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매체는 멍완저우의 도착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인은 26일 새벽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 계정에서 "6천여만 명이 멍완저우가 선전 공항에 내리는 것을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공항에 모인 사람들은 멍완저우 앞에서 중국 국기를 흔들며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외쳤다.
이들이 중국의 유명 애국 가곡을 선창하자 멍완저우도 따라 불렀다. 신화통신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멍완저우가 버스를 타고 떠난 뒤에도 노래 부르기는 계속됐으며 현장에는 애국심이 넘쳐났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날 공항에서는 가족 외에 외교부,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 관계자 등 100여명이 그를 맞았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가 멍완저우의 귀환길에 함께 했다.
공항 실내에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 멍완저우의 귀환을 환영했다.
이날 웨이보에서는 '#멍완저우가 가슴에 국기 휘장을 달았다#'는 해시태그가 4억2천만 건의 높은 조회 수를 올렸다.
전날 웨이보의 인기 검색 화제 순위는 멍완저우 귀환 관련 키워드로 완전히 도배됐다.
주요 매체는 애국심을 내세운 멍완저우의 발언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인민일보 등은 멍완저우가 2018년 12월 1일 체포돼 올해 9월 24일 캐나다를 떠날 때까지 1천28일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선전의 랜드마크인 핑안국제금융센터는 건물에 조명을 밝혀 '멍완저우 귀환 환영'이라는 문구를 걸었다.
신화통신은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까지 흘렸다"거나 "내 가족이 돌아온 것 같다", "강대한 중국이 최고"라는 글을 남기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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