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콩, 옥수수 등 주요 농작물 가격이 작년이후 상승 행진을 벌인 가운데 미국내 농경지와 농기계 시장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농무부(USDA) 집계에 따르면 농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현재 미국내 전체 농지 가격은 1에이커(4천47㎡)당 평균 4천420달러(약 520만원)로 작년보다 8%가량 올라 사상 최고가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옥수수 산지 중 한 곳인 아이오와주의 경우 올해 들어 농지 가격은 지난 6월까지 약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현지 부동산 감정평가사들은 전했다.
농기계 거래도 활황세다.
북미 지역 기반 장비제조업체협회(AEM)에 따르면 새로 출고된 미국내 고출력 트랙터의 올해 8개월간 거래량은 1년 전보다 27%나 늘었다.
그러나 반도체 칩 부족 등 공급망 차질 여파로 농기계 공급이 충분하지 않자 일부 중고 장비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아이오와의 농부 그레그 머클러는 출고이후 7년이나 지난 중고 트랙터를 최근 8만8천달러에 팔았는데, 이 장비는 4년 전에 6만5천달러에 산 것이라면서 "중고 농기계 가격이 터무니없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산물값에 중고 농기계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일단 팜벨트 지역의 경기는 오랜만에 활기를 보이고 있다.
미 농무부는 올해 농업 순소득이 20% 증가한 1천130억달러에 달하면서 2013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이번달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료, 연료 등 각종 농산물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도 빠르게 오르면서 향후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 농업 지역의 경기가 급반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실제 농무부는 농업 생산비가 올해만 7% 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오와대학 소속 농경제 학자인 스콧 어윈은 "현 시기는 높은 곡물가격과 저금리가 농지가격을 끌어올리던 1970년대 중반과 비슷하다"면서 "지금은 좋아 보이지만 상황이 급반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옥수수가 현재는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당 5.25달러에 거래되고 있지만 내년에 4달러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놀랍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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