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이 팔아넘기자 주인이 18년간 법정 투쟁해 승리…대학 연구센터서 지내기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조련 시설로 몰래 팔려간 72살 '할머니 코끼리'가 주인이 벌인 18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게 됐다.
27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빵 요'라는 이름을 가진 이 코끼리는 18년 전인 2003년 1월 중순 살던 곳에서 빼돌려졌다.
도둑은 빵 요를 140만 밧(약 5천만원)에 푸껫의 한 코끼리 조련 시설에 팔아 넘겼다.
이를 알게 된 코끼리 주인 촙 리앙응언씨는 관련 자료를 모아 해당 시설에 빵 요가 자신의 코끼리라고 주장했지만, 시설 측은 코끼리를 돌려주지 않았다.
이 때부터 길고 긴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약 18년간의 법정 다툼은 지난주 대법원이 18년간 감금된 이 코끼리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촙씨의 승리로 끝이 났다.
판결 직후 빵 요는 푸껫에서 트럭에 올라탄 뒤 25시간의 여정 끝에 지난 주말 고향인 동북부 수린주로 이동해 주인인 촙씨를 만났다.
빵 요는 곧바로 랏차망갈라 공과대학 수린 캠퍼스의 코끼리 연구 센터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남은 생을 보낼 예정이다.
주인 촙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빵 요는 이제 나이가 많다. 편히 쉴 필요가 있다"며 "빵 요는 누구도 태우지 않을 거고, 일하게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태국에서는 코끼리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공연을 하거나,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많은 비판이 제기돼 왔다.
코끼리의 평균 수명은 60년 안팎이지만, 아시아 코끼리의 경우에는 80년 정도인 경우도 적지 않고 최근에는 '최장수 코끼리'가 88살로 생을 마감한 적도 있다고 한 매체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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