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책본부 회의서 최종 결정…중점조치도 풀기로
입국자 방역대책도 완화…백신 접종자 자가격리 14→10일로 단축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수도 도쿄 등지에 발령해 놓은 긴급사태를 내달부터 모두 해제한다.
최근 1주일간의 일평균 신규 확진자가 2천 명을 넘는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하는 것은 퇴진이 임박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업적을 남기기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생활을 의미하는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7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수도 도쿄를 비롯한 19개 지역에 이달 말까지 시한으로 발효 중인 긴급사태를 해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와 함께 긴급사태 전 단계의 방역 대책으로 8개 지역에 적용 중인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도 거두기로 했다.
일본 전역에서 코로나19 긴급사태 및 중점조치가 모두 해제되는 상황을 맞은 것은 올 4월 4일 이후로 약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도쿄 지역은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지난 7월 12일 선포된 제4차 긴급사태가 80여 일 만에 풀리게 됐다.
일본 정부는 28일 오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오후 국회 보고를 거친 뒤 스가 총리 주재의 코로나19 대책본부를 열어 긴급사태 전면 해제를 정식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긴급사태 해제 후에도 1개월간은 해당 광역단체장 판단으로 적절한 감염 대책을 시행할 수 있는 경과 조치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리는 27일 저녁 코로나19 대책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후생노동상 등 관계 각료들과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신규 감염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내일(28일) 전문가 분과회에 자문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9일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취임 1년여 만에 퇴임하기로 한 스가 총리는 28일 저녁 긴급사태 해제 배경 등을 설명하는 마지막 기자회견을 한다.
일본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영향으로 대폭 감소하자 방역대책 완화를 검토해 왔다.
일본의 하루 신규 감염자는 전염성이 강한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한 영향으로 지난 8월 절정기에는 하루 2만5천 명을 넘기도 했지만 전날(26일)까지 일주일간은 일평균 2천5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27일)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2차례 접종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57.2%, 1차례 이상 접종자 비율은 68.7%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내달 1일부터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 대책도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완화해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차례 백신 접종이 증명된 입국자의 경우 현행 14일간 사실상 강제되는 자율격리 기간이 10일로 단축된다.
또 변이 바이러스 유행 국가와 지역에서 입국하는 경우 적용되던 3일간의 지정시설 격리 의무가 백신 접종자에게는 면제된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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