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 등 9건 재판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의 R&B 스타 알 켈리(R. Kelly·54)가 27일(현지시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 등으로 유죄 평결을 받아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브루클린 연방 법원에서 열린 켈리 재판의 배심원단은 이날 공갈을 포함한 9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선고는 내년 5월 4일로 예정됐으며, 재판부가 배심 결정을 유지할 경우 수십 년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해졌다.
일부 피해자들은 법정에서 자신들이 미성년자일 때 당한 켈리의 변태적 성범죄 행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피해자들은 켈리와 관계에 대한 비공개 서약서를 쓰도록 강요받았으며, 이를 어길 경우 폭행 등의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켈리가 입막음 용도로 성관계 영상을 촬영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또 켈리는 27세이던 1994년 8월 당시 15세의 R&B 가수 알리야와 결혼하기 위해 신분증을 위조한 혐의가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검찰은 켈리가 여성을 만나도록 돕고, 피해자에게 지시를 따르도록 한 매니저를 포함한 주변인들도 범행에 조력한 혐의로 기소했다.
마스크와 검은 테의 안경을 착용한 켈리는 뉴욕 브루클린의 재판정에서 배심원 평결이 나오자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검찰 측은 "켈리 사건 피해자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결국 정의가 지켜졌다"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한 변호인은 법정 밖에서 "하비 와인스틴이나 제프리 엡스타인 등의 사건을 해봤지만 켈리가 최악이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켈리 변호인은 "모순투성이의 이번 사건을 기소한 것 자체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라며 "성범죄 피해자라면서 계속 켈리와 관계를 유지했으며,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따라 성관계를 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켈리는 시카고에서도 아동 포르노 혐의로 기소됐으나 2008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켈리가 기소된 뒤에도 그의 음반과 공연 입장권은 계속 팔렸고, 다른 가수들이 그의 곡을 리메이크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한편 싱어송라이터 켈리는 1994년 마이클 잭슨의 '유 아 낫 얼론'(You Are Not Alone)을 작곡했으며, 1996년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를 발표해 명성을 얻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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