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도요타 등도 생산 차질 잇따라…"올해 생산차질 1천만대 예상"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하반기에도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여전히 정상적인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이달 들어 지난 3일과 7일을 포함해 총 5일간 쏘나타와 싼타페, 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휴업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 7월에도 일주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으며, 이후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근무 교대 횟수를 조절하면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000270]는 쏘렌토와 텔루라이드 등을 생산하는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지난 7일 하루 중단했다.
GM은 쉐보레 트래버스, 뷰익 인클레이브, 캐딜락 블랙윙 등을 생산하는 미국 미시간주 공장 두 곳의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이달까지 중단하며, 쉐보레 볼트 EV와 EUV를 생산하는 오리온주 공장도 다음 달 중순까지 문을 닫는다.
쉐보레 블레이저, 이쿼녹스 등을 생산하는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 세 곳도 다음 달 중순까지 휴업을 연장하며, 지난 2월부터 가동을 중단한 캔사스주 공장의 말리부 생산 라인은 다음 달 말까지 휴업한다.
이번 달 글로벌 생산량을 40%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일본 도요타는 미시시피 공장의 가동을 6일부터 24일까지 중단하며, 혼다는 이달에는 전체 생산량의 40%, 다음 달에는 70%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포드는 캔사스와 켄터키 공장의 생산 중단을 연장한 상태며, 독일 폭스바겐은 이달부터 한 생산라인 당 1교대로만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BMW는 독일 공장 세 곳과 영국 공장 한 곳의 생산을 지난 7월 중 일시적으로 중단해 1만대 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고, 닛산은 지난달 16일 처음으로 미국 테네시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 이후 이달 13일까지 휴업을 연장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4분기까지도 지속되면서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자동차 생산 차질이 1천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생산 예측업체인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올해 연간 생산 차질 대수가 1천15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월 예측치(366만대)에 비해서는 177%나 증가한 수준이다.
자동차 산업 시장 조사기관인 LMC오토모티브도 올해와 글로벌 신차 생산 전망치를 기존에 비해 6.2%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9천110만대에서 8천260만대로 9.3% 낮췄다.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반도체 부족이 올해에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2천100억 달러(약 247조원)의 매출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동남아 지역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반도체 공급 차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기타 원재료와 생산 설비 수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인텔,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들은 2023년까지 수급 불균형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정상화 시점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독일 다임러는 올해 4분기 중 생산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제너럴모터스(GM) 기대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내년부터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반도체 수급난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으며, 연내에 생산이 정상화되더라도 공격적으로 재고는 쌓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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