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백악관 대변인, 회고록서 2019년 오사카 양자회담 상황 언급
러 크렘린·외무부 "미 측 회담서 무슨 생각하는지 알았다" 비꼬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혼을 빼려고 일부러 미녀 통역사를 대동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때 '트럼프의 정신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녀 통역사를 데리고 나왔다'는 전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회고록 글을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반박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스테퍼니 그리셤 전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 달 5일 출간되는 자신의 회고록 '이제 질문 받겠습니다.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나는 무엇을 보았나'에서 오사카 미러 정상회담 당시 러시아 측이 미인계를 썼다는 주장을 폈다.
트럼프와 푸틴은 2019년 6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첫날 양자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논의했다.
당시 백악관 대변인으로 회담에 참석했던 그리셤은 함께 배석했던 백악관 러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피오나 힐이 러시아 통역의 두드러지는 미모에 주목했었다고 전했다.
회담이 시작됐을 때 힐 보좌관이 그리셤에게 몸을 숙이며 '긴 머리와 호감형 얼굴, 훌륭한 몸매를 가진 푸틴의 흑발 미녀 통역사가 눈에 띄지 않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힐 보좌관은 그러면서 푸틴이 트럼프의 주의를 흐트러뜨리려는 목적으로 미녀 통역사를 골랐을 것으로 추측했었다고 그리셤은 소개했다.
러시아 측이 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트럼프에게 미인계를 썼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러시아는 크렘린궁 대변인과 외무부 관계자가 직접 나서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대통령은 직접 통역사를 고르지 않는다"면서 그 일은 대통령 행정실 요청을 받아 외무부가 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이제 우리는 미국 대표단이 러시아 측과 회담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비꼬았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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