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들, 평화헌법 개정·적기지 선제공격력 보유 발언 등에 관심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29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신임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재의 과거 대 중국 강성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본 총리 선거나 다름없는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중국에서는 현재의 미중 대결구도 속에 일본 정부가 철저한 미일동맹 강화 기조를 보여온 터라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중일관계가 급격히 호전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기시다가 선거 과정에서 중국발 위협을 강조하고, 적 기지 선제공격력 보유 필요성을 언급한 것 등으로 미뤄 앞으로 일본이 미국의 대 중국 포위구도에 더욱 깊숙이 들어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시선이 매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우선 중국 정부는 담담하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논평을 요구받자 "중국 측은 일본의 새 정권과 함께 중일 간 4개 정치문건 각 항의 원칙과 정신을 엄격히 지키고, 각 영역의 실질적 협력을 심화하고 중일관계가 정확한 궤도를 따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매체들은 기시다 총재의 과거 중국 관련 강성 발언에 주목했다.
관찰자망은 기시다가 선거를 앞두고 일본내 반중정서를 활용했다며 '중국 위협'을 강조하고 대만, 홍콩, 신장(新疆) 문제를 언급한 사실과, 미사일 공격을 받기 전 선제적으로 적국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이른바 '적 기지 선제 공격력' 보유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일본이 배치 장소가 될 가능성에 대해 기시다가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태평양전쟁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신문망은 기시다 총재가 선거전 과정에서 집권시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사실에 주목했다. 일본 헌법은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전쟁 포기', '교전권 부정' 등을 담고 있어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반면 기시다 총재가 자민당 내 '비둘기파'로 불리는 파벌의 수장 출신이라는 점 등으로 미뤄 선거 과정에서 나온 대(對) 중국 강경 발언이 그대로 정책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외교학원 일본연구센터 부소장인 저우융성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시다가 비둘기파 성향이었음을 감안할 때 그의 대 중국 강경 발언은 단지 선거 전술이었을 수 있다"며 총리 취임 후 극단적인 우익 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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