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평등고용기회위원회 "성별·임신 이유로 불법적 채용 거부"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 포드(Ford Motor Co.)가 임신한 여성의 채용을 거부한 혐의로 피소됐다.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포드가 시카고 남부 교외도시 시카고하이츠의 스탬핑 공장 직원 채용 과정에서 임신한 30대 여성을 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EEOC는 지난 27일 시카고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포드가 시카고 대도시권 주민 에드위나 스미스(35)를 조건부 채용 대상으로 뽑아 신체검사를 받게 했으나, 스미스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2019년 6월 포드로부터 조건부 채용 제안서를 받았다.
그는 "두 달 후인 8월 채용 신체검사를 받으러 가 임신 사실을 알리고 검사를 받았으며, 담당 의사는 '채용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EEOC는 "포드 의료진이 스미스의 채용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회사 측은 그의 첫 출근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신체검사 후 여러 차례 회사에 전화를 걸어 근무 시작일을 물었으나 제대로 된 답을 얻지 못하다가 10월 어느 날 "채용이 이미 모두 끝났다"는 답변을 들었다.
스미스와 함께 신체검사를 받았던 채용 대상자들은 같은 시기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EEOC는 포드가 스미스의 성별과 임신을 이유로 채용을 거부했다며 "민권법 제7조 위반이자 불법적 고용 관행을 자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포드 대변인은 "포드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임신한 입사 지원자 또는 직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다양성과 포용을 위한 차별 반대 정책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약 1천 명의 시간제 직원을 두고, 익스플로러·링컨 에비에이터·경찰 순찰용 스포츠유틸리티 인터셉터 등을 생산하는 시카고 조립공장을 지원한다고 트리뷴은 설명했다. 시카고 조립공장에는 약 5천 명의 직원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EEOC는 "지난 2월 포드 측에 '스미스의 시민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고 포드와 스미스의 합의를 바랐으나 이뤄지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EEOC는 법원에 "포드가 성별이나 임신을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영구 금지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포드는 스미스에게 해당 기간의 급여를 주고 스미스가 겪은 정서적 고통·삶의 즐거움 상실·굴욕감 등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및 보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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