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홈구장 중 가장 오래되고 작은 규모 '솔저필드' 떠날 듯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프로풋볼(NFL) 팀 '시카고 베어스'가 50년간 둥지를 틀었던 홈구장 시카고 솔저필드(Soldier Field)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베어스 구단은 이날 시카고 북서부 교외도시 알링턴 하이츠에 있는 알링턴 경마장(Arlington International Racecourse) 부지를 1억9천720만 달러(약 2천400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단 측은 경마장 매입 목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베어스가 알링턴 경마장에 새 스타디움을 짓고 홈구장을 옮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알링턴 경마장을 소유한 처칠 다운스(Churchill Downs Inc) 측은 지난겨울 경마장 부지를 재개발 목적으로 매각하겠다고 발표했고, 베어스는 지난 6월 17일 입찰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처칠 다운스는 이날 베어스를 최종 낙찰자로 발표하면서 이번 계약이 내년 말 또는 2023년 초쯤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920년 창단된 베어스는 시카고 리글리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다가 1971년 도심 인근 미시간호변의 솔저필드로 이전했다.
1924년 개장한 솔저필드는 시카고 공원국이 소유하고 있으며 최대 수용 규모는 6만1천500명이다. NFL 홈구장 중 가장 오래되고 규모는 가장 작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런 문제로 인해 베어스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홈구장 이전을 고려했다며 경마장에 새 스타디움을 짓고 인근 1.3㎢ 부지에 쇼핑몰과 식당가를 포함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조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어스 구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테드 필립스는 "거래가 최종 마무리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알링턴 하이츠 시를 비롯한 인근 지역 사회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일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최종 목표는 팀의 번영이다. 베어스 구단의 미래를 공고히 하고, 팬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적절한 때가 되면 진행 상황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베어스 구단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무엇을 하려는지를 시 당국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베어스 구단과 솔저필드는 시카고의 소중한 자산이다. 베어스가 솔저필드를 홈구장으로 유지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들이 시카고를 떠나기로 한다면 천혜의 입지에 있는 솔저필드의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라이트풋 시장은 솔저필드 자리에 더 큰 규모의 새 스타디움을 지을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베어스 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시카고 납세자들이 솔저필드 유지를 위해 부담하는 비용이 이미 수십억 달러"라고 난색을 표했다.
베어스는 현재 연간 660만 달러(약 78억 원)의 임대료를 시카고 시에 내고 있으며, 계약 기간은 2033년까지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베어스가 2026년부터 알링턴 하이츠의 새 스타디움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베어스는 위약금으로 약 9천만 달러(약 1천억 원)를 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