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한창이던 작년 2월 이후 처음 임계점 50 하회
산업생산·소비 등 주요 지표 일제히 '경기 급속 둔화' 시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의 50.1보다 낮은 49.6을 기록했다.
기업 관계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제조업 PMI는 관련 분야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을 기준선으로 해 이보다 위에 있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이보다 밑에 있으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고 본다.
중국의 제조업 PMI가 50 밑으로 떨어져 경기 위축 구간으로 밀린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가장 극심했던 작년 2월 35.7을 기록하고 나서 19개월 만에 처음이다.
9월 제조업 PMI는 시장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전달과 같은 50.1이었다.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는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의 충격에서 확연히 벗어났지만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 중국 내 코로나19 산발적 확산, 세계 공급망 병목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 동력이 급속히 약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발전용 석탄 공급 부족과 중국 당국의 경직된 탄소 배출 저감 정책 집행의 여파로 전국적인 전력 대란 현상이 벌어지면서 중국의 제조업 기업들이 정상적인 조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여기에 최근 중국 경제의 큰 불안 요인으로 급부상한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채무불이행 위기도 중국의 경기 둔화 추세를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제조업 경기 급랭으로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고, 일본 노무라증권도 8.2%이던 기존 전망을 7.7%로 수정했다.
서비스업 동향을 반영하는 비제조업 PMI는 전달의 47.5에서 53.2로 올라 임계점인 50 위로 다시 올라왔지만 최근 발표된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는 대체로 중국 경기 회복 동력이 급속히 위축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달 발표된 8월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5.3%로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중국은 경제 성장을 위해 소비 활력 증대를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지만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5%에 그쳐 작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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