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에 멍든 이탈리아 사흘간 14명 사망…"대학살" 비판(종합)

입력 2021-10-01 04:16  

산업재해에 멍든 이탈리아 사흘간 14명 사망…"대학살" 비판(종합)
1∼8월 총 772명 사망·하루 3.2명꼴…정부 "사업장 안전 기준 강화"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최근 이탈리아에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잇따르며 사회적인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중부 아브루초주와 피에몬테주의 농장에서 트랙터 전복 사고가 발생해 1명씩 숨졌다.
또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건물 보수 공사 중이던 인부가 10m 높이의 비계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앞서 28일 공사장에서 추락하거나 액체질소 누출 등으로 모두 6명이 숨졌고, 29일에도 5명의 노동자가 각 사업장에서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사흘새 14명이 산업재해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5월 5세 자녀가 있는 22세 젊은 여성이 방직공장에서 일하다 롤링 기계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후 산업재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이 일을 계기로 산업현장의 노동자 안전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정치권도 관련 법개정 논의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사흘 간 총 14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숨지면서 사업장 안전 문제가 시급한 사회 이슈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산업재해보험공단(INAIL)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772명에 달한다. 한 달에 96.5명, 하루에 3.2명꼴이다.
작년 동기 대비 6.2%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심각한 규모다. 같은 기간 작업장에서의 총 사고 건수는 34만9천449건으로 작년 대비 8.5% 늘었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29일 향후 경제 전망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잇따른 노동자 사망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적극적인 정책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매일 이어지는 '대학살'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다음 주말 안에 작업장 안전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노동자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이를 어기면 작업장 폐쇄 등의 무거운 징벌을 내리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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