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유엔 산하 국제기구들은 30일(현지시간) 아이티 이주민을 보호 필요성에 대한 개별 평가 없이 추방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각국에 촉구했다.
유엔난민기구와 국제이주기구(IOM),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아이티에서 많은 인구가 빈곤과 식량 불안, 성폭력,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같은 이유로 올해 여름에만 최소 1만9천 명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들 기구는 "국제법은 집단적인 추방을 금지하고 있으며, 국제 인권법과 난민법은 (이주민의) 보호 필요성을 파악하기 위해 각각의 사례를 개별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주 중인 아이티인의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고, 이들을 보호할 장치 등을 제공할 것"을 각국에 요구했다.
카리브해의 빈국인 아이티는 지난 7월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8월에 대형 지진과 태풍이 강타하는 등 혼란이 심화하면서 고국을 등지는 이주민이 급증했다.
아이티인들은 중남미를 거쳐 북쪽으로 이동했지만, 미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이민자를 추방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기마 국경 순찰대가 고삐를 채찍처럼 휘두르며 아이티 이주민을 가축 몰듯 쫓아내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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