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화 강조하면서도 안보리 소집요구 '엄중인식' 드러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글렌 밴허크 미국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미 본토는 안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밴허크 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관련 질문에 "그 내용을 알고 있다"며 "정보 당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여전히 평가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그 능력을 봐야 할 것"이라며 "미 본토는 북한이 시험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게 내 평가"라고 언급했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주장에 대한 진위를 아직 평가하는 단계이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미국은 안전하다는 게 그의 개인 평가인 셈이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번 일이 미국 인력이나 영토, 우리 동맹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평가하지만, 이는 (국제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북한의 불법적 무기 프로그램의 영향을 강조하며 한국과 일본 동맹에 대한 우리의 (방어) 약속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보도가 나오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하면서 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하고 있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현지시간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 뒤 회견에서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조율된 실용적 접근이라는 대북 전략이 유효함을 강조했다.
미 국무부 역시 전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여전히 대북 적대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설에 대해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면서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으니 화답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보도가 난 이후 영국, 프랑스와 함께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등 심각한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의는 다음달 1일 열린다.
이 미사일이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타격 목표를 향해 돌진, 현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차세대 게임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하고 외교와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되 신형 미사일 발사에는 엄중한 경고 목소리를 내는 '강온 양면책'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의도를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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