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아파트 낙찰가율 소폭 꺾이며 최고치 경신 행진 멈춰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 14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기가 치솟은 법원경매 열기가 아파트에서 빌라(다세대·연립주택)로 번지는 양상이다.
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의 빌라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9.7%로 올해 들어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79.7%) 대비 10%포인트(p) 급등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빌라 낙찰가율이 84.2%에서 97.7%로 치솟았다.
또 경기는 77.4%에서 82.7%로, 인천은 78.4%에서 83.9%로 각각 오르며 모두 올해 들어 최고치에 달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 지하층(전용면적 38㎡)의 경우 지난달 8일 감정가(9천100만원)의 배가 넘는 1억9천100만원에 낙찰자를 찾았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빌라 1층 물건에는 응찰자가 무려 31명이나 몰렸다.
반면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아파트 낙찰가율은 소폭 하락하며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수도권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8월 117.0%에서 지난달 116.3%로 오름세가 살짝 꺾였다.
서울(115.0%)과 인천(123.7%)은 같은 기간 각각 1.3%p, 0.2%p 내렸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기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 115.4%로, 전달 대비 0.3%p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소폭 내리는 데 그치고, 빌라 낙찰가율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난달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101.4%)은 2007년 3월(103.0%) 이후 1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매매시장에서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전셋값마저 빠른 속도로 치솟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에 쏠리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법원경매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빌라 매매가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작년보다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도권 빌라 가격 누적 상승률(5.41%)은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3.42%)을 뛰어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낙찰가율은 계속된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일시적 조정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법원경매 시장에서도 매매시장처럼 내 집 마련 수요가 아파트에서 빌라로 번지는 분위기"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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