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에 '제조허브' 광둥성 피크타임 산업전기료 25% 인상

입력 2021-10-01 10:41  

중국 전력난에 '제조허브' 광둥성 피크타임 산업전기료 25% 인상
상하이 암참차이나 "전기료 올려도 충분히 공급하길 바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전력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제조허브 광둥성이 1일부터 피크타임 산업 전기료를 25% 인상했다.
광둥성의 전기료 인상 조치는 곧 다른 성으로도 퍼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홍콩 명보는 광둥성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 다양왕(大洋網)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번 전기료 인상은 가정용이 아닌 산업용 전기에만 적용된다고 전했다.
광둥성 전력 운영체계에 따르면 피크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정오, 오후 2~7시이며, 반대로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는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으로 구분돼 있다고 명보는 설명했다.
광둥성에 공장을 차린 홍콩 회사들은 정전보다는 전기료 인상이 낫다는 입장이다.
홍콩중소기업연합회 측은 명보에 "피크 시간 전기료 25% 인상은 이해할만하다"며 "발전기를 돌리는 비용이나 전기료 인상이나 비슷하다"고 밝혔다.
정전으로 공장들이 개별적으로 디젤 발전기를 돌리고 있는데, 디젤 비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차라리 전기료를 인상하는 대신 전기를 끊지 않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광둥성의 제조중심 도시 둥관(東莞)에서 낮시간 정전으로 공장들이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만 작업하거나, 일주일에 딱 하루만 공장 가동이 허용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전기료 인상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전력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간 중국 석탄발전소들은 석탄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반면 전기료는 제자리걸음이라 전기 생산을 꺼려온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각 지방정부가 전기료를 10% 안팎에서만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그 범위를 넘어서는 인상조치는 문제가 돼왔다.
그러나 10년내 최악의 전력난이 벌어지자 중국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최근 전력상황을 감안해 이같은 규정에 융통성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운용사 루미스세일스 아시아지부의 보좡 분석가는 SCMP에 광둥성의 전기료 인상조치가 곧 중국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기료 인상은 국가 정책이 아니지만 최소한 절반 이상의 성이 전기료를 인상할 것"이라며 현재 전력난의 주요 원인은 세계적인 석탄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최근 전기 배급조치로 인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이 주문 취소와 원자재 낭비, 사업 기회 상실 등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 암참의 커 깁스 회장은 SCMP에 "중국 정부는 전력을 끊기 불과 1~2시간 전에 통보하고 있다"며 "이같은 갑작스러운 전기공급 중단은 설비 손상을 초래하고 심지어 안전 문제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깁스 회장은 "우리 회원들은 차라리 인상된 요금에서 전력이 충분히 공급되기를 원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디젤 발전기를 사용해야하는데 훨씬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고 비싸다"고 말했다.
한편, 맥쿼리캐피털의 래리 후 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규제 목표를 수정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전력 배급은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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