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싱가포르와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백지화한 말레이시아가 태국과 연결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연립여당 국민연합(PN)의 무히딘 야신 총재는 전날 의회 연설에서 고속철도(HSR)를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수도 사이에 연결하자고 제안했다.
무히딘 총재는 "정부가 쿠알라룸푸르에서 조호르 바루까지 고속철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지지하며, 북쪽으로 더 확대해 태국 수도 방콕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방안은 수십억 링깃의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히딘 총재는 작년 3월부터 총리를 맡아오다 '코로나 방역 실패' 책임을 지고 8월 중순 사임했다.
하지만, 함께 일하던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부총리가 신임 총리로 임명된 뒤 장관급인 코로나 회복협의회 회장(장관급)에 임명되는 등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다.
태국과 싱가포르 사이에 끼어있는 말레이시아는 당초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350㎞ 구간에 고속철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해당 구간은 자동차로는 4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고속철을 연결하면 1시간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2016년 12월 당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싱가포르와 고속철 건설 협정에 공식 서명했으나, 2018년 5월 총선에서 패배해 총리가 마하티르 모하맛으로 바뀐뒤 재검토 지시가 내려졌고 결국 작년 말 무히딘 총리가 백지화했다.
말레이시아는 고속철 건설사업을 취소한 대가로 싱가포르 정부에 1억282만 싱가포르 달러(864억원)를 지불했다.
이번 말레이시아∼태국 고속철 연결 구상은 나집 전 총리가 먼저 꺼냈다.
나집 전 총리는 지난달 28일 공개 석상에서 태국과 고속철로 연결하자고 했고, 무히딘 전 총리가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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