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어 신세계도 두 달 앞당겨 조기 인사 단행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서둘러 대처"…삼성 등도 빨라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재계팀 = 재계의 임원 인사 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주요 그룹이 조기 인사를 단행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일찌감치 대비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신세계그룹은 1일 손영식(58) 신세계디에프(DF) 대표를 신세계백화점 대표로 내정하는 등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12월 1일자로 발표해온 정기 인사가 두 달 앞당겨진 것이다. 2019년 이래 별도로 하던 이마트[139480] 인사도 이날 함께 발표됐다.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느슨해지기 쉬운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위드(with) 코로나' 시행 등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 내년 전략을 조기에 준비하기 위해 인사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한화그룹도 지난 8월 말 한화솔루션[009830]과 한화시스템[272210] 등 5개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단행했다.
한화그룹은 통상 9월 말께 사장단 인사, 11월께 임원 인사를 해왔는데 올해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인사를 서두른 것이다.
한화그룹은 새로 임명된 사장이 후속 임원 인사를 하고, 내년도 경영전략을 수립하도록 하는 것이 관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며 "신임 대표이사 체제하에 새로운 최적의 조직을 구성해 내년도 사업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올해 정기 인사를 서두르는 것과 관련해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그만큼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경영환경에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내년 3월 대선 등 '빅 이벤트'를 앞두고 서둘러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지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른 그룹들도 경영진과 임원 인사를 서두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은 통상 11월 말∼12월 초에 정기 인사가 이뤄졌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인사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달부터 직원들 인사 평가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뚜렷하게 인사를 서두르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출렁이는 반도체·모바일 시장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조기 대비하는 차원에서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등은 일단 예년처럼 11월 말∼12월 초에 정기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이달 하순 최태원 회장 주재로 열리는 그룹의 연례행사 중 하나인 'CEO 세미나'를 개최한 이후 본격적인 인사 준비에 들어갈 방침이다. SK그룹은 매년 12월 첫째 주에 정기 인사를 하고 있다.
LG그룹 역시 이달 중순부터 약 한 달간 구광모 회장 주재로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사업보고회를 개최하고, 예년처럼 11월 말에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해 주요 경영진 교체가 많았고,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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