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홍콩' 이어 '홍콩→중국 본토' 추가 상장 흐름 본격화 전망
중국, 신냉전 속 자국 기업이 미국 대신 '국산 자본' 조달 선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 증시 상장사인 PC 제조업체 레노버가 중국 본토 증시에 추가로 상장한다.
중국이 지난달 홍콩 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들의 본토 증시 '회귀'를 지원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나서 실제로 홍콩 상장사가 중국 본토 증시에서 추가로 상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레노버를 시작으로 홍콩에 상장한 여러 중국 기업이 향후 중국 본토 증시를 추가 자금 조달 창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1일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레노버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과학혁신판(스타마켓)에 상장 신청을 했다.
레노버는 중국주식예탁증서(CDR)를 추가 발행하는 형식으로 100억 위안(약 1조8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 클라우드 융합형 신형 인프라 시설 프로젝트 ▲ 산업 디지털·지능화 솔루션 프로젝트 ▲ 인공지능 관련 기술 개발 및 응용 프로젝트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기술 분야가 미중 신냉전의 주된 전장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은 민감한 자국의 데이터와 기술이 미국 등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자국 기업들이 이제는 미국 대신 자국에서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암묵적 '자제 권고'에도 미국에 상장을 강행한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滴滴出行)을 상대로 국가안보 조사를 전격적으로 개시한 데 이어 안보 규정을 고쳐 기술기업의 미국 상장을 사실상 허가제로 바꾸면서 민감한 데이터를 대량 보유한 자국 기술기업의 미국 상장을 아예 막아섰다.
나아가 중국 정부는 자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 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이 확실한 통제권 안에 있는 본토 증시로 돌아오기를 권장하고 나섰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달 홍콩 상장사들의 본토 증시 추가 상장을 지원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또 중국은 지난달 중소혁신 기업을 주 대상으로 한 베이징 증권거래소 신설 방침을 전격 발표하면서 자국 자본시장과 첨단 기업의 발전을 더욱 긴밀히 연계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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