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임대주 수개월간 악취·소음 피해 호소
경찰, 개 구조하고 2층 세입자 체포
풀려난 세입자, 임대주 폭행해 또 구금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어떤 동물도 이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당신이라면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지내도록 둘 건가요."
미국 뉴욕시 한복판의 아파트에서 개들 수십마리를 집 안의 우리에 가둬두고 제대로 보살피지 않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개를 키운 남성은 개들의 오줌, 똥 등 배설물을 제때 치우지 않아 아래층의 아이들 방으로 흘러내리게 하고 악취와 소음으로 이웃들을 불편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경찰(NYPD)과 비영리단체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는 지난달 29일 브루클린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2층 방의 좁은 우리에 방치된 중대형견 20마리를 구조했다.
경찰은 또 세입자 라본 서비스(26)와 타파니엘 미쇼(27)를 동물 학대 등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집주인으로 개들이 갇혀 있던 집 바로 아래층에 살던 켄니샤 길버트(40)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관련 기관에 민원을 넣은 끝에 처벌받게 됐다.
길버트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커다란 개들이 좁은 우리 안에 2~4마리씩 갇혀 쉬지 않고 짖어댔으며, 철창 주변으로는 배설물 등이 흩뿌려져 있었다.
길버트는 개들이 싼 오줌 등이 천장을 통해 벽을 타고 아이들 침실까지 흘러 내려왔다면서 이웃들 역시 수개월간 악취, 파리, 소음 등 피해를 호소해왔다고 주장했다.
ASCPA 대변인은 "환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암모니아 악취가 심했다"고 현장을 설명했다.
길버트는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세입자 퇴거를 전면 보류하는 정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바람에 2층 세입자와 계약도 해지하지 못했다.
그는 당국에 이런 사실을 알렸지만,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달 중순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관련 기관들에 피해 상황을 올리기 시작했다.
길버트는 이전까지 경찰 등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NYPD 대변인은 지난 8월 말부터 사안을 수사 중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에 체포됐다 출석요구서를 받고 풀려난 서비스는 곧바로 지인들을 이끌고 집주인을 찾아가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비스는 "내 개들은 어디 있냐"라고 물으며 길버트를 폭행하다 출동한 경찰에게 다시 체포됐다.
개들은 현재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ASPCA 관계자가 밝혔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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