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V라인 되려고 양악수술? 절대 안되는 사람 있습니다

입력 2021-10-02 07:00  

[위클리 건강] V라인 되려고 양악수술? 절대 안되는 사람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지혁 교수…"악골을 제자리로 옮기는 일종의 교정술"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흔히 '양악수술'이라 불리는 '양악 악교정술'은 얼굴을 갸름하게 만들어 주는 성형술로 포장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위턱뼈인 상악골과 아래턱뼈인 하악골이 제 위치에서 벗어나 있을 때 시행하는 일종의 교정술이다.
악교정술이라는 용어에서 드러나듯이 악골이 제자리를 벗어나 있지 않다면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수술이기도 하다.
부정교합이나 안면 비대칭 등이 있더라도 환자마다 그 원인과 형태, 임상 증상이 모두 다르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법과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일 정지혁 서울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미용 목적으로 양악수술을 선택하는 분들이 치료 목적으로 양악수술을 고려하는 환자들에 비해 결코 낮게 평가돼서는 안 된다"면서도 "다만 양악수술을 하고 싶다면 본인의 악골이 제자리를 벗어나 있는지 즉, 양악수술의 대상인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안면윤곽수술, 양악수술 등을 주로 하는 얼굴 뼈 수술 전문의다. 서울대병원 소아성형외과에서 구순구개열 환자의 얼굴 기형 치료도 맡고 있다. 구순구개열 환자의 25∼50%는 악골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 등 이유로 양악수술이 필요하다. 그는 형편상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여성에 성형수술을 지원하던 TV 프로그램 '렛미인'(Let美人)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그는 양악수술을 단순 성형수술처럼 취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악골이 이미 제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양악수술이 필요치 않다"며 "미용 목적을 위해 수술을 고려하더라도 본인이 대상인지 여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갸름한 얼굴이 욕심난다는 이유로 제자리에 있는 악골을 옮겨서 엉뚱한 곳에다 가져다 두면 호흡은 물론이고 아래 위턱의 교합과 얼굴 형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래턱 운동이 제한돼 수술 후에 턱관절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악골이 제자리에 있는 사람이 양악 수술을 할 필요가 없듯이 반대의 경우에는 치료를 위해서라도 양악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상악골과 하악골이 제자리를 심하게 벗어날 경우 기도 폐쇄, 심각한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과 이로 인한 무기력증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아래턱이 돌출된 주걱턱이거나 안쪽으로 지나치게 들어간 무턱의 정도가 심한 환자들은 부정교합이 심해져 음식을 씹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소화불량을 동반하기도 한다
실제 정 교수가 집도한 환자 중에는 아래턱이 뒤로 들어가 있어서 기도가 좁아지고, 수면 무호흡 증상이 발생해 온종일 피로를 호소했던 20대 남성 환자가 있었다. 기면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회사 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서 양악 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양악수술로 인한 얼굴 모양 개선은 악골이 제자리를 찾은 데 따라오는 부수적인 효과다.
정 교수는 환자가 자의적으로 양악수술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특히 막연히 아름다운 얼굴 형태를 위해 양악수술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브이라인을 가져야 하는 것도 아니고, 설령 브이라인을 갖고 싶다고 해도 양악수술이 답이 아닌 경우도 있다"며 "미용이건, 호흡이건 본인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고 전문가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결정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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