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도입되고 나서 언론 자유가 위축되고 야권과 시민사회 진영이 설 자리를 잃은 가운데 정부 비판 성향을 드러냈던 대학 교수 2명이 해직됐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링난(嶺南)대학의 로윙상 부교수와 후이포컹 겸임교수가 9월 말일로 해직됐다.
로 교수는 SCMP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일간지 명보(明報)에 익명으로 최근 홍콩에서 논쟁이 된 야권의 12월 입법회(의회) 의원 선거 대응 문제에 관한 글을 실은 지 나흘 만에 대학 측으로부터 고용 해지 통보를 받았다면서 대학 측이 해고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분위기 속에서 사상과 학문의 자유를 위한 공간은 이미 엄청나게 위축됐다"며 "이유 없는 해고는 상황이 더욱 악화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후이 교수도 대학 측으로부터 해촉과 관련한 어떤 공식 서한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후이 교수는 2019년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민주화 시위와 관련된 이들을 재정적으로 돕는 기금의 운영 책임자 중 한 명이었다.
경찰은 이 기금 모집에 관계된 이들을 불법 모금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홍콩보안법 시행 1년이 지나는 동안 조슈아 웡과 지미 라이 등 저명한 인사들이 체포돼 중형 위기에 처했고 많은 야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두려움 속에서 해외로 망명하거나 단체를 스스로 해산하는 일이 잇따라 홍콩의 범민주 진영은 거의 궤멸 상태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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