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할 예정이라고 미국 가톨릭 매체 '가톨릭 뉴스통신'(CNA)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청 소식통을 인용한 CNA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29일(현지시간) 바티칸을 공식 방문해 교황을 만난다. G20 정상회의(이달 30∼31일) 개막에 앞서 바티칸을 먼저 찾는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아직 교황과 대면한 바 없다.
바티칸 방문 때 교황청 서열 2위인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바티칸 행정원장이자 주교회의 의장인 주세페 베르텔로 추기경, 외교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 등 교황청 주요 인사와의 면담도 잡혀 있다고 CNA는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언급할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 가톨릭계 대통령이다. 지금도 매주 주일 미사에 참석할 정도로 독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톨릭 교리가 금기시하는 낙태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미국의 보수적 가톨릭계를 중심으로 그에 대한 성체성사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교계와 다소 불편한 관계에 있다.
교황이 바이든 대통령을 접견한다면 기후변화를 비롯한 지구촌 이슈와 더불어 이 문제를 두고도 상호 간의 입장을 언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한 방문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할지도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에 참석한다면 마찬가지로 교황을 알현할 가능성이 크며 그럴 경우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교황 3자 간 교황의 방북 및 한반도 평화 정착 이슈에 대한 직·간접적인 교감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황은 과거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대주교는 지난 8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집전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에서 "장관 취임 후 교황을 개인 알현했을 때 교황께서 북한에 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두 번이나 강조하셨고 그렇게 잘 준비하기를 바란다고도 하셨다"고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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