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삶의 문제'…평화협정 체결시 세계 5위 경제대국 진입"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독일의 새 정부에 첫 번째로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에 평화의 친구가 돼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독일 통일 31주년을 맞아 베를린을 방문한 그는 이날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연 '20·30세대와의 대화'에서 '독일의 새 정부에 기대하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로 가는 입구를 만들려고 최근 종전선언을 추진 중"이라며 "전쟁의 총성이 멈추고 68년이 지나도록 휴전상태에 있는 나라는 인류 역사에서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는 불완전한 평화에 머물러 있지만, 만약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남북미 대화가 지속되고 평화협정 체결까지 이어진다면 남북 주민들은 완전한 평화 속에서 자유, 민주주의, 인권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장관은 "분단이 길어짐에 따라 여러분 또래의 한국 청년들에게는 이제 분단된 한반도에서의 삶이 더욱 익숙할 것"이라며 "굳이 통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넘어서 일자리와 불평등, 정의를 갈망하며 통일이나 평화는 나중의 문제로 생각하는 흐름도 만들어졌다"면서 "하지만, 평화나 통일은 멀리 있고, 딱딱하고 복잡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깊숙이 연결된 '삶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경제적으로도 연 2%대 중반의 저성장 궤도에 들어선 한국경제가 남북 평화를 통해 협력하는 과정으로 가면 3%대 중반의 중 성장궤도로 들어갈 수 있는, 전 세계 어떤 나라도 만나 볼 수 없는 한반도만의 기회를 맞게 된다"면서 "지금 세계 경제 10위권인 한국경제가 5위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과 북이 평화를 통해 한반도 전체를 서로의 삶의 무대로 공유할 수 있다면 한국의 젊은이들은 자기 삶의 무대가 한반도에서 전 세계로 확장되는 기회를 만날 수 있다"면서 "남과 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훨씬 더 큰 꿈과 상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독일 통일이 유럽대륙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왔듯이 한반도에서 평화가 만들어지면 동북아 평화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측면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에 따라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한 결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치를 수 있었고,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남북미 평화의 선순환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지금은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남북미 회담이 중단, 작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화와 협력의 길이 늦어지고 있지만, 남북미가 함께 만든 평화의 경험은 멈춰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더 빠르게 재가동시킬 밑거름이 돼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흡수통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통일을 만들어보고 싶다"면서 "유럽이 EU를 통해서 통합을 선택한 것처럼 자신을 유지하면서도 남들과 함께하는 멋진 통합을 만들어보고 싶다. 평화를 향한 한 걸음 한 걸음에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화에는 한국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 방문학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남북 간 큰 경제 격차를 줄일 방법에 관한 질문에 "북쪽의 경제에도 첨단 고급기술 등이 도입될 수 있도록 우리가 관심을 두고 도와 남북경제 격차를 줄여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남과 북의 경제협력은 임업, 산림, 기후·환경, 재난·재해 등 모든 분야에서 가능하다"라면서 "예를 들면 항구를 짓거나 철도연결, 비행장을 만드는 것, 관광과 여행을 하는 것 등 무궁무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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