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악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신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전력난은 전 세계 공급망 대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석탄 공급 부족으로 공장의 전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반도체 공급 차질로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받았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판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섬유나 기계 부품 등 여타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국제 유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이 뛰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 일선 기업들로선 공급망 차질 등이 가시화되면서 선제 대응에 나서는 일이 시급해졌다. 주요 부품의 공급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에는 수시로 대내외적 위기 요인들이 닥쳐왔다. 버팀목인 수출이 긍정적인 추세를 유지해 온 점은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시장의 성장 감속 우려, 부품 공급망에 대한 차질 우려가 커지면 마냥 장담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경기의 회복세를 점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경제 전반의 동향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8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보면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전반에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은 물론 소매 판매, 설비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전월과 비교하면 다소 나아졌으나 소매 판매는 더 떨어졌다. 소비 동향은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생산(-0.2%)과 소비(-0.8%)의 감소 폭이 그다지 크지 않아 아직은 전체 성장세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다만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나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떨어졌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두 달 연속 내려갔다.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를 둘러싼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지금의 경기 동향에 근거하면 하방 요인과 상방 요인이 모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코로나의 확산 등이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는데 반해 수출 동향이나 백신 접종 확대 등은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기의 추세적 흐름에 좀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
지난 1일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가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아 3,000선을 위협받았다. 코스닥지수는 다시 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환율과 채권 금리가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주식과 원화 등이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9월 수출이 작년과 비교해 16%가량 늘어나 558억 달러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면서도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찾지 못했다. 금융시장 역시 대외적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선 다우존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나스닥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 중국발 악재 요인이 가중되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대외적 요인이 크다고 해서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나 기업 모두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대내외적 불안 요소 중 하나라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재차 점검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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