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 국회부의장 "현재 화재징후 외부신고 규정 없어…늑장 출동 초래"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원자력발전소 내 대형 화재 발생을 막기 위해 화재 징후 인지 시에도 원전 외부 관할소방서에 즉시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김상희 국회부의장(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경기 부천병)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한 최근 5년간 화재 관련 사고는 모두 9건이다.
현재 원전 안전 매뉴얼은 '실제 화재'가 발생할 때만 외부소방서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감지기 작동, 연기, 타는 냄새와 같은 화재 징후가 있는 경우에는 자체 소방대에 출동 지시를 하라고 돼 있을 뿐 외부소방서 신고에 관한 별도 규정은 없다.
이 같은 규정으로 인해 원전 화재 관련 사고는 대부분 외부 소방서에 늑장 신고됐다.
2019년 3월 9일 오전 2시 20분께 한빛원전 1호기 원자로 건물 내 냉각재배관 보온재에서 연기와 불꽃이 발생했을 때 한수원은 1분 뒤 자체 소방대에 신고했지만, 외부 소방서에는 37분이나 늦은 오전 2시 58분에 이 사실을 알렸다.
올해 5월 신고리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터빈이 정지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한수원의 외부 소방서 신고 시각은 자체 소방대 신고 시각보다 15분이나 늦었다.
원안위는 신고리 4호 화재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외부 소방서에 대한 늦은 신고 조치와 외부 소방인력 출입에 관한 매뉴얼 미흡으로 소방관의 현장 도착 시간이 늦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부의장은 "화재 징후와 실제 화재는 한 끗 차이며 대형 화재의 시작은 화재 징후에서 비롯된다"며 "현재 원전 내 화재 대응 규정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제 화재뿐만 아니라 화재 징후에 대해서도 원전 외부소방서 동시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원안위와 한수원에 관련 규정 개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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