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국경에 몰려드는 베네수·아이티인들…주민들은 찬반 시위

입력 2021-10-04 00:56  

칠레 국경에 몰려드는 베네수·아이티인들…주민들은 찬반 시위
베네수엘라인 유입 지속…미국행 좌절된 아이티인들도 돌아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 북부 이키케에선 2일(현지시간) 이민 찬반 시위가 열렸다.
칠레 국기를 들고 이민자들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외국인 혐오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각각 거리를 행진했다.
같은 날 수도 산티아고에선 반(反)이민 시위대와 시위를 막으려는 이들이 충돌해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고 CNN 칠레가 보도했다.
칠레로의 이민자 유입이 계속되면서 이를 둘러싼 사회 갈등도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남미에서 비교적 경제가 안정적인 칠레엔 인구의 7% 이상인 140만 명가량이 이민자다. 가장 많은 건 베네수엘라인들이고 페루, 아이티, 콜롬비아인들이 뒤를 잇는다고 EFE통신이 설명했다.

오랜 경제난에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나 국경을 맞댄 페루는 물론 멀리 카리브해 아이티에서도 새 삶을 찾아 칠레로 온다.
특히 2010년 대지진 이후 남미행을 택한 아이티인들이 늘어 2012년엔 2천 명 미만이던 칠레 내 아이티인들의 수가 지난해 말엔 18만2천 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일부는 최근 몇 달 사이 칠레를 떠났다.
칠레의 이민정책이 엄격해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자리는 잃는 이들도 늘어나자 미국행에 나선 것이다. 대부분 아프리카계여서 외모도 다른 데다 칠레서 쓰는 스페인어에도 익숙지 않은 아이티 이민자들은 다른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보다도 쉽게 차별에 노출된다.
그러나 미국행을 위해 칠레를 떠났던 아이티인 중 미국 국경에서 막혔거나, 콜롬비아와 파나마 국경에서 북상을 단념한 이들이 북부 국경을 통해 속속 다시 칠레로 돌아오고 있다.

AFP통신은 칠레 북부 아리카의 사막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 적발된 이들은 주로 베네수엘라와 아이티인들인데 이들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고 전했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베네수엘라인들은 희망에 가득차 있는 반면 미국행이 좌절돼 다시 칠레로 돌아온 아이티인들은 잔뜩 실망한 상태라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칠레에서 고단한 삶이 기다리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이민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반감을 표출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키케에선 지난달 말 반이민 시위대가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지내던 천막과 그 안에 있던 소지품 등을 불태우기도 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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