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그림 폭파한 아르헨티나 화가…디지털작품만 남기려고 파괴

입력 2021-10-05 07:47   수정 2021-10-05 11:08

자기 그림 폭파한 아르헨티나 화가…디지털작품만 남기려고 파괴
'눈물 화가' 그라나토, NFT로 판매한 그림들의 실물작품 없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화가가 자신의 그림들을 스스로 폭파했다. 디지털 세상에서만 존재하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화가 레안드로 그라나토는 자체 제작한 폭발 장치로 그림 5점을 터뜨렸다.
그라나토는 아르헨티나 밖에서도 '눈물 화가'로 잘 알려진 유명 작가다.
코로 물감을 흡입한 후 눈물로 배출해 그리는 독특한 화법으로 주목받았다.
전 세계에 작품을 판매해 온 그가 글자 그대로 눈물로 그린 소중한 작품들을 파괴한 이유는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로만 남겨두기 위한 것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원본 여부나 소유권 등의 고유 정보를 부여한 것이다.
사진과 영상, 음원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가 NFT로 거래되고 있으며, 예술작품 NFT 시장도 활성화하는 추세다.

이번에 폭파한 그림 5점은 7만 달러(약 8천300만원) 상당이라고 그라나토는 밝혔다. 원본이 파괴됐으니 디지털 세상에서만 남게 됐다.
그는 "5점 중 2점은 이미 팔렸고 2점은 예약돼 1점만 아직 팔리지 않은 상태"라며 "다른 작품 작업도 시작하면서 어떻게 파괴할지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라나토는 원본이 파괴됐다는 증거로 폭파 후 남은 그림 조각을 구매자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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