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직 경찰, 위구르인 조직적 고문·폭행 증언"

입력 2021-10-05 17:12  

"중국 전직 경찰, 위구르인 조직적 고문·폭행 증언"
CNN, 유럽 모처서 '전직 공안' 인터뷰…"체포 인원 할당에 성학대도…환멸"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중국 공안(경찰)들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 이슬람 소수민족 사회를 강압적으로 단속하면서 조직적으로 고문과 폭행, 살해 위협을 가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CNN방송에 따르면 자신을 중국의 전직 경찰관이라고 밝힌 '장'이라는 남자는 최근 유럽의 모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상세히 전했다.
잡아 온 위구르인들에게 구타는 기본이고, 전기와 물고문에 성적인 학대까지도 예사로 일삼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공안 정복 차림에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채 CNN 인터뷰에 임한 장씨는 위구르인들을 "멍이 들고 부을 때까지, 울면서 무릎을 꿇을 때까지 발로 차고 때렸다"면서 심문 과정이 진행될 때마다 여성은 물론 14세 청소년까지도 경찰이 폭행했다고 전했다.
사람을 움직일 수 없도록 묶어두는 일명 '호랑이 의자'를 사용해 잡아놓거나 천장에 매달기도 하고, 물과 전기를 이용한 고문은 물론, 며칠간 잠을 재우지 않거나 물과 음식도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모든 사람이 각자 다른 방식을 써요. 일부는 자물쇠가 달린 쇠사슬을 쓰기도 하고, 얼굴을 밟고 올라가 자백하라고 강요하기도 하고…"라고 주장했다.
테러 혐의로 대거 공안의 관청으로 연행돼 온 위구르인들은 오로지 자신의 혐의를 자백해야만 고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장씨는 그러나 자신이 체포에 관여한 수백 명의 위구르인들 중 아무도 자백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들은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장씨는 신장에 파견될 당시 10년차 경찰관이었고 승진을 바라던 참이었다고 했다. 상관은 그를 신장에 파견하며 "분리주의 반군이 조국을 쪼개려 한다. 그들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 훈시했다고.
이후 그는 신장의 여러 지역에서 모두 서너 차례 순회 근무를 했다.
장씨의 증언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는 '신장 돕기'라는 명목으로 약 15만명의 치안 인력이 고용됐다고 한다.
그는 신장 파견 당시 통상 급여의 두 배를 받았지만, 현장에 배치된 뒤 오래되지 않아 곧 환멸에 빠지고 말았다고 했다.
심야 체포 작전 때마다 잡아들여야 할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목록과 체포 목표 인원까지 할당받았고 고문과 살해 위협은 일상적으로 횡행했다고 한다.
"모두가 목표를 달성해야 했어요. 체포에 저항하는 사람에게는 머리에 총을 겨누고 움직이면 죽는다고 말했어요."
마을 대표를 통해 전체 주민 회의를 소집한 뒤 모인 위구르인들을 전부 한꺼번에 연행해가기도 했다.
당시 공안 대원들은 신장 지역을 전장(戰場)으로 간주하고 위구르인들을 국가의 적으로 여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그는 증언했다. 당시 행해진 고문 수법에는 재소자들을 시켜 수감된 다른 위구르인들을 집단 성폭행하는 수법도 있었다고 한다.
"일부는 이 일을 직업으로 받아들였지만 사이코패스들도 있었어요."
CNN 방송은 중국 정부에 장씨의 이런 주장들과 관련해 질의를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장씨는 해외에서 망명 절차를 밟고 있다.
CNN은 인터뷰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의 언급 다수가 CNN이 인터뷰한 다른 두 명의 위구르인 피해자 증언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