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희망사항으로 행동대행동 로드맵·핵미사일 시험중단 인정 등 예시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변덕근 특파원 =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5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과 대화 의지가 있고, 행동 대 행동 접근법 등 미국의 호의적인 입장 표명을 기다릴지 모른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대선을 언급하며 북한이 향후 몇 달간 한국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미 워싱턴타임스재단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우리(미국)를 향해 완전한 도발의 사이클 대신 여전히 로키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이런 태도가 앞으로 미국과 일정한 협상을 계속하려는 희망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미국이 북한과 소통할 호의적 방법을 보여주길 희망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평양은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떤 것인지 듣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몇 가지를 예시했다.
그는 비핵화 협상에서 행동 대 행동 접근법 채택 등 미국 측의 좀 더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 2017년 말 이후 핵·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한 데 대한 인정을 꼽았다.
또 "그들은 우리가 아무 조건 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는 일종의 공식 성명을 아마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지금 당장은 한국의 국내 정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한국 정치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사례로 꼽았다.
또 대선을 앞둔 한국 상황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앞으로 몇 달 동안은 한국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김 전 센터장은 연내에 또 다른 남북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그렇다. 아마도 대면이 아닌 온라인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2~5년 이내에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보냐는 물음에는 좀 더 풍부한 대화를 시작하고 대화에 다시 관여할 수 있겠지만 비핵화를 완료하는 데는 이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일은 내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중재 속에 남북 정상이 중국을 방문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를 역임한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 담당 특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북한이 미국과 관여하고 적절한 대가를 전제로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처럼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촉매제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북한에 대한 신뢰 구축의 제스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