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혁신 기대했지만 고신용자 대출에 새치기영업까지"

입력 2021-10-06 12:32   수정 2021-10-06 12:54

"인터넷은행, 혁신 기대했지만 고신용자 대출에 새치기영업까지"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이 각종 혜택을 받고도 시중은행과 다름없이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6일 열린 금융위원회에 대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고신용자로 볼 수 있는 900점 이상에 대한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잔액 비중을 확인해보니 시중은행은 57.7%인데 카카오뱅크[323410]는 이보다 17%포인트 높은 74.2%였다"고 말했다.
이어 "계좌 수를 봐도 시중은행은 51%인데 카카오뱅크는 74.5%"라면서 "시중은행처럼 고신용자에 기댄 대출을 통한 수익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700∼900점 중신용자의 대출 잔액 비중은 시중은행에서 38%, 카카오뱅크에서는 이보다 16%포인트 낮은 21.9%다. 계좌 수의 비중은 시중은행은 41.4%, 카카오뱅크는 20.9%였다.
배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통해서 시중은행 혁신을 이끄는 효과를 기대했고 일자리 확대도 기대했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은산분리 원칙에서 예외시켜 도입했지만 5대 시중은행은 영업점을 350곳이나 문을 닫았다. 거꾸로 시장을 잡아먹는 공룡이 돼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계좌가 사기에 이용되는 건수가 늘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배 의원은 지난 3년 사이 범죄 우려가 있는 인터넷은행의 사기 이용 계좌의 건수가 199건에서 2천705건으로 무려 13.6배나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대면 인터넷전문은행의 허점이 피해로 가중되고 있다. 은산분리 원칙까지 예외시켜줬는데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이었던 것인지, 영업 방식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확인해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효과를 평가한 적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혁신 측면에서 출범했으나 중금리 대출 같은 부분에서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에서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또 배 의원은 전날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를 언급하며 "첫날부터 계좌 개설이 안 돼서 대기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대기자들이 지인을 섭외해 순번을 앞쪽으로 세웠다"면서 새치기 영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은 원래 번호표가 없는데 어제는 결론적으로 번호표를 주고 줄세우기 한 것"이라면서 "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조롱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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